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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정책브리핑] 시각장애인용 태블릿PC, 청각장애인이 모는 택시, AI 휠체어… 추운 곳 눈과 귀 돼주는 ‘따뜻한 기술’
Date
2022.04.18 08:00



서울시 1호 청각장애인 택시 기사 이대호 씨. 휴대전화로 택시 호출 알림을 확인한 그가 승객을 만나러 떠난다. 운전석 뒤편에 설치된 태블릿PC를 통해 ‘안녕하세요’라는 문자메시지로 인사를 건네며 ‘고요한 택시’라는 사실을 알린다. 승객은 호출할 때 이미 행선지를 설정했기 때문에 이후 특별히 소통이 필요하지 않다.
할 말이 있을 경우 태블릿PC를 통해 이야기하면 이 씨의 운전대 옆에 있는 또 다른 태블릿PC로 메시지가 뜬다. 차 안엔 말소리도, 라디오 소리도 없이 고요하다. 승객들은 “피곤할 때는 택시 기사와 수다가 부담스러울 때가 있는데 ‘고요한 택시’는 그런 불편이 없어 더욱 안락한 느낌을 받는다”고 말한다.
이처럼 청각장애를 가진 이 씨가 택시 기사로 일할 수 있는 건 ‘고요한 M(모빌리티)’ 서비스 덕분이다. 이를 선보인 사회적 신생기업(소셜벤처) 코액터스는 SK텔레콤과 손잡고 청각장애인 기사가 택시 내에서 승객과 의사소통할 수 있는 태블릿 기기를 개발했다.
승객이 보는 화면에는 ‘우회전’ ‘직진’ ‘좌회전’ 등 방향키와 ‘여기서 내릴게요’ 버튼이 있다. 손님의 목소리를 문자메시지로 변환해 기사에게 전달하는 음성인식 기능도 갖췄다. 장애를 가진 택시 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은 위험할 것이라는 편견도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극복했다. 이탈, 보행자 추돌 등 각종 위험 요인이 발생하면 색색의 발광다이오드(LED) 불빛과 진동 등으로 경고신호를 보낸다.
택시 기사는 ‘T케어 스마트워치’를 통해 진동을 감지하는데 위급 상황 시 112 또는 보호자에게 자동으로 통화가 연결되고 위치를 전송할 수 있는 긴급 SOS 기능도 갖췄다. 고요한 M을 통해 지금까지 배출된 청각장애인 기사는 110여 명에 이른다.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시 1호 청각장애인 택시 기사 이대호 씨와 함께 ‘고요한M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두 대의 태블릿PC를 통해 청각장애인 기사와 승객이 택시 안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청와대사진기자단

시각장애인도 주식 차트 읽을 수 있어
또 다른 사회적 신생기업 닷은 2017년 세계 최초로 점자 스마트워치인 ‘닷 워치’를 출시했다. 모바일 뉴스를 읽고 페이스북의 댓글을 확인하고 카카오톡으로 택시를 예약하는 것도 가능하다. 시계 안에 내장된 30개의 작은 핀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며 휴대전화의 문자를 점자로 바꿔주는 원리다.
닷이 이번엔 시각장애인을 위한 태블릿PC ‘닷 패드’를 선보였다. 문자뿐만 아니라 그림과 그래프까지 인식할 수 있다. 사용자가 손으로 화면을 만지면 돌기가 튀어나와 꽃과 나무 등 각종 그림이나 그래프를 표현해준다. 2020년부턴 애플과 협업해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해 주식 그래프를 읽을 수 있는 기술까지 개발했다. 하반기부터 시범 판매 예정인 닷 패드는 이미 미국 교육부와 300억 원가량의 납품 계약을 맺었다.
김주윤 닷 대표는 미국 워싱턴대 유학 시절 옆자리에 앉은 시각장애 학생의 점자책을 보고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김 대표는 “전 세계 2억 8500만 명의 시각장애인 가운데 80%가 후천적이란 사실을 알고 무척 놀랐다. 보조 기기가 필요한 시각장애인은 1억 명 정도로 그들에게 모두 닷 패드 한 대씩 보급하는 게 목표다.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자유롭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자동보조주행 나선 AI 휠체어
이동 약자의 발이 돼줄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접목된 ‘지능형사물인터넷(AIoT) 전동 휠체어’도 탄생했다. 로봇 시스템 개발업체 하이코어와 KT가 개발한 이 휠체어는 탑승자가 앱을 통해 위치를 입력하면 주변 공간을 자동으로 인식해 별도의 조작 없이 목적지까지 이동을 도와주는 자동보조주행장치다.
레이저를 목표물에 비춰 주변 사물이나 지형지물 등을 감지하고 이를 3차원(3D) 영상으로 모델링하는 ‘라이다(LiDAR)’ 기술이 적용됐다. 무엇보다 주행 중 갑자기 사람이나 장애물이 끼어들면 센서가 이를 알아차리고 재빨리 멈춰 설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하는 등 안전성에도 신경 썼다. 또 갑자기 탑승자의 건강이 악화되거나 휠체어가 넘어지는 등 위험한 상황에서 이를 감지하고 미리 등록한 번호에 자동으로 전화가 가는 ‘응급콜’ 기능도 있다.
기존 일반 휠체어에 조이스틱과 바퀴만 바꾸면 이 같은 첨단기술 제품으로 변신한다. 제품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될 예정이다. KT 측은 “120만 명에 이르는 지체장애인이 IoT·AIoT 전동휠체어를 활용할 수 있을 걸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음성을 실시간으로 문자로 변환해주는 기술을 탑재한 ‘PC소보로(소보로)’, 음성을 수어로 바꿔주는 AI수어통역 시스템 ‘스마트수어, 손말(함께 걷는 미디어랩)’, 휴대전화 카메라와 음성인식 AI로 시각장애인의 사물인식을 돕는 ‘설리번플러스(투아트)’ 등 신기술을 통해 장애를 뛰어넘기 위한 노력이 곳곳에서 결실을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