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광 dot 공동대표 "시각장애인의 배리어 프리에 앞장설 것"
▷닷 워치는 기존 스마트워치와 비슷하다. 지름 4.2cm의 화면 위에 지름 1.3mm짜리 점자 24개가 들어가있다. 휴대폰과 연동돼 문자, 날씨, 시간 등 알람이 오면 점자가 나왔다 들어갔다 하면서 읽을 수 있게 변한다. 과거에는 세라믹 판을 이용한 전기자극으로 점자를 움직였다. 하지만 닷 워치는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코일과 자석을 이용해 작은 힘으로도 점자를 움직일 수 있다. 충전도 2시간만 하면 2주를 사용한다. 시각장애인이 원하는 정보를 취하기 위해 공공장소에서 이어폰을 끼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데 닷 워치 개발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가격이 비쌀 것 같은데.
▷가격은 기존 점자정보 단말기의 10분의 1 수준인 35만원 정도다. 현재 청각장애는 진단 즉시 보조금을 받아 보청기를 구매할 수 있지만 시각장애인의 경우 취업을 해야 혜택을 받는다. 취업을 하려면 먼저 배움이 바탕이 돼야 하는데 시각장애인 대부분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점자정보 단말기를 구입할 수 없는 현실이다. IT기술이 발전해 언제 어디서든 정보를 접하는 세상인데 시각장애인이라고 차별받으면 안 되지 않을까 싶었다. 조달청 산하 장애인고용공단 사업으로 분류돼 취업을 하면 정부 지원 100%로 구입할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가격이다.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하던데.
▷스마트워치는 국내 포함 20개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가장 수요가 많은 국가는 미국과 중동이다. 최근엔 '점과 점을 연결해 세상으로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의미로 '닷 퍼블릭'을 론칭했다. 공공기관에 있는 촉각지도 등을 디지털화해 시각장애인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것이다. 현재 국토교통부와 함께 서울 강남역과 부산 서면역에 '인클루시브 배리어 프리 키오스크'를 설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키오스크에서 목적지를 검색하면 비장애인은 3D 지도로, 시각장애인은 촉각 지도로 찾아갈 수 있다. 내년 10월부터 열리는 '두바이 엑스포 2020'과 오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 현장 곳곳에서도 설치할 계획이다. 또 중동의 일부 학교에서는 닷 패드를 책상마다 설치해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같이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일명 '스마트 클래스룸'을 추진 중에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도전을 이어나갈 계획인가.
▷거리를 걷다 보면 장애인들이 정책 관련 시위를 하는 모습을 종종 보게 될 것이다. 비장애인들처럼 세상에 접근해 살고 싶은 소망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구체적인 지표없이 섣불리 정책을 만들 순 없는 노릇이다. 그럴 때 기업이 먼저 나서서 닷 워치 같은 실물을 제시하면 정부도 이해하며 관련 정책을 개선하고 만들 수 있는 것이다. dot은 시각장애인들이 소외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도전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며 궁극적으로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하겠다.
[디지털뉴스국 이세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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