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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촉감으로 그림까지 볼 수있죠”...시각장애인 패드 만든 이 남자
김주윤 닷 대표 세계 공략 시동
이모티콘을 그래픽 점자 구현
청각 장애인 위한 수어 키오스크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패드를 갖춘 소셜벤처 닷의 배리어프리 키오스크. [닷 제공]

“제 목표는 모든 장애인의 삶을 나아지게 하는 브랜드를 만드는 겁니다.”

소셜벤처기업 닷은 그래픽을 촉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기술력을 특화한 기업이다. 그리고 이 기술력은 시각장애인에겐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한다. 김주윤 닷 대표의 사업 포부에도 사회에 대한 애정과 고민이 담겼다.

김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을 창업으로 풀어내고 싶었다”며 이 같이 창업 배경을 밝혔다.

김주윤 닷 대표이사. [닷 제공]

닷이 주력하는 건 그래픽의 촉각화다. 촉각 그래픽의 원리는 지면에서 튀어나온 점을 손가락으로 만져 인식한다는 점에서 점자와 다르지 않다. 점자가 도드라진 점들의 조합을 특정 문자로 정한 약속이자 언어라면, 그래픽은 생김새 그대로 도드라진 점으로 나타내면 된다.

간단해 보이지만 기술력의 한계로 그동안 점자 출력장치론 그래픽은커녕 짧은 문장 정도만 나타낼 수 있었다. 한 번에 나타낼 수 있는 문자가 32개 정도였기 때문이다. 기존 단말기로는 한 문장을 한번에 쓰기도 어려웠다. 중학교 수학만 넘어가도 수식을 한꺼번에 쓸 수가 없었다.

닷이 개발한 촉각 출력장치 ‘닷패드’는 자석에 기반한 자체 개발 기술로 셀의 크기는 10분의 1, 가격은 4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그러면서 많은 양의 정보를 한번에 펼칠 수 있는 공간을 확보, 문자뿐 아니라 곡선, 도형부터 차트, 웹툰까지 각양각색의 그래픽을 점자의 형태로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을 찍거나 서명을 해도 곧바로 촉각 그래픽으로 나타낼 수 있다.

닷의 고미숙 커뮤니티매니저는 “이모티콘의 촉각 그래픽을 만져보면서 ‘아하, 울고 있는 표정이구나, 싫다는 뜻이네’ 이해할 수 있다”며 “그래픽을 촉각으로 느낌으로써 사물을 인지하는 폭을 넓히고 비시각장애인과의 소통도 보다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최초로 그래픽을 표현하는 촉각 출력장치를 개발한 성과를 인정 받아 닷은 1월 세계 최대 정보통신(IT)·가전박람회 ‘CES2023’에서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이달 3일엔 134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이끌어냈다. 닷은 누적 투자액 300억원과 약 120개의 기술 특허를 무기로 국내 공장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처음부터 상용화할 수 있는 장치를 목표로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 대표는 “처음부터 양산이 목표였기 때문에 작고, 가볍고 값싼 기술로 방향성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닷패드를 개발하기 이전 단계에서 휴대성이 관건인 점자 스마트워치인 ‘닷워치’를 만들면서 오히려 후속 기술 및 제품 개발은 수월하게 풀렸다는 이야기다.

스마트워치 다음은 키오스크였다. 닷은 촉각 출력장치로 정보를 전달하는 배리어프리(무장애) 키오스크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시각장애인만 배려한 게 아니다. 이 키오스크는 청각장애인에겐 수어 영상을 제공한다.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나 노약자, 키가 작은 이들의 눈높이를 고려해 높낮이와 각도도 자동으로 조절된다.

국경도 초월한다. 애초 국내보다 전세계 시장을 겨냥했다. 점자 장치들은 주로 교구로 활용되고, 키오스크는 공공기관이나 박물관, 상업시설 등에 주로 위치한다. 기업간거래(B2B) 사업인 만큼 나라별로 시장이 고착화돼 있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부터 4년간 미국 내 모든 시각장애인 학교에 300억원 규모의 닷패드 공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주소현 기자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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